이정범 · 2025-10-08
카드로 망령의 진실을 묻다, 노르망디 민속 호러 《CARIMARA》 Steam 정식 출시
프랑스 노르망디 민담의 음산한 전설을 바탕으로, 카드를 통해 유령과 대화하며 고택의 저주를 추적하는 포인트 앤 클릭 서사 호러 《CARIMARA》가 한국어를 지원하며 출시됐다.
잊힌 이름을 기억하는 고택, 침묵의 숲속에서 유령을 부르는 의식

Bastinus Rex가 개발하고 독창적인 서사작을 선보여온 CRITICAL REFLEX가 퍼블리싱한 고딕 민속 호러 어드벤처 《CARIMARA: Beneath the forlorn limbs(카리마라: 쓸쓸한 나뭇가지 아래)》가 Steam에 정식 출시됐다.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의 서글프고 기괴한 옛 민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인터페이스와 자막 공식 한국어를 완벽하게 지원한다. 한국어 번역 및 LQA는 언어-유희(Language-Games)가 담당했다. Steam 한국어 상점 페이지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개가 자욱한 숲 한가운데 자리한 낡은 저택 '카리마라'는 산 자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폐허다. 그러나 집은 여전히 자신을 거쳐 간 영혼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며, 벽체와 바닥 틈새마다 해결되지 못한 비극의 원혼들이 서려 있다. 플레이어는 오래된 주술이 깃든 타로 카드를 손에 쥐고 저택에 들어선 방문자가 되어, 망령들의 봉인을 풀고 가문에 얽힌 참혹한 과거를 규명해야 한다.
카드로 엮어내는 교감과 심리적 긴장감
《CARIMARA》는 흔한 점프 스케어 대신, 정적인 관찰과 차분한 대화를 통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심리적 서스펜스를 고수한다.
- 카드를 통한 영혼과의 대화: 플레이어는 발견한 단서와 질문이 적힌 카드를 조합해 허공에 부유하는 유령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어떤 카드를 꺼내놓느냐에 따라 망령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변해 숨겨진 방의 열쇠를 건네기도 하고, 반대로 분노에 휩싸여 저택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기도 한다.
- 클래식 로우폴리 미학과 동화적 질감: 초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대를 연상시키는 거친 질감의 3D 로우폴리 그래픽과 바랜 양피지 톤의 비주얼이 음산하면서도 신비로운 잔혹 동화의 무드를 완벽히 완성한다. 바람 소리와 삐걱거리는 나뭇가지 소리만이 귓가를 맴돌아 고립감을 배가시킨다.
- 짧고 강렬한 단편 문학의 미학: 2~3시간 안팎의 농밀한 플레이 타임 동안 군더더기 없는 전개로 하나의 완성된 환상 문학 단편을 읽는 듯한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고전 민담의 우아한 운율을 복원한 한국어 번역
언어-유희는 《CARIMARA》의 고전 동화적인 문체와 프랑스 민속 설화 특유의 은유적 표현을 고풍스럽고 격조 높은 한국어 문장으로 승화시켰다. 카드의 문구 하나하나에 담긴 함축적 의미를 살리고, 망령들의 서글픈 넋두리와 저택의 일기장을 한 편의 시처럼 다듬어내어 플레이어가 저택의 비밀에 한 걸음 다가설 때마다 짙은 감정적 전율을 느끼게 했다.
가을밤 벽난로 앞에서 서늘한 괴담집을 펼치듯, 완성도 높은 단편 포인트 앤 클릭 호러를 음미하고 싶은 게이머에게 《CARIMARA》의 문을 두드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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