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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 2026-06-23

이상 현상을 디버깅하라, 90년대 오피스 코옵 호러 《Pipes.exe》 플레이테스트 한글화

수상쩍은 테크 기업의 신입 QA 테스터가 되어 무한히 증식하는 배관과 디지털 괴현상을 조사하는 1~4인 협동 호러 《Pipes.exe》가 한국어를 지원하며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상 현상을 디버깅하라, 90년대 오피스 코옵 호러 《Pipes.exe》 플레이테스트 한글화

지극히 정상적인 테크 회사의 지하 배관망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야근

Pipes.exe gameplay screenshot

Moving Pieces Interactive가 개발하고 CRITICAL REFLEX가 퍼블리싱하는 1~4인 1인칭 코옵 아날로그 호러 게임 《Pipes.exe(파이프스 점 이엑스이)》가 Steam 공개 플레이테스트를 성황리에 진행하며 공식 한국어를 지원했다. 1990년대 초창기 PC 운영체제의 감성과 기괴한 리미널 스페이스 오피스를 융합한 독창적인 공포물로, 한국어 번역은 언어-유희(Language-Games)가 담당했다. Steam 한국어 상점 페이지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지극히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의 최하급 QA 테스터(인턴)로 채용된다. 그러나 첫 출근 날 배정받은 업무는 책상 앞 코딩이 아닌, 회사 지하에 끝없이 뻗어 있는 절차적 배관 네트워크의 오류 점검이다. 녹색 인광 CRT 모니터, 먼지 쌓인 서버 랙, 그리고 정체불명의 액체가 흐르는 거대한 강철 파이프 사이를 누비며 회사의 지침에 따라 기괴한 소프트웨어 버그와 물리적 이상 현상을 찾아내 기록해야 한다.

무전기를 쥐고 밸브를 조여라: 압박감 넘치는 4인 협동 플레이

《Pipes.exe》는 《리썰 컴퍼니(Lethal Company)》류의 협동 생존 장르를 클래식 사무직 테크 풍자와 결합하여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 무작위로 생성되는 미로와 장비 운용: 매 세션마다 배관의 구조와 테스트 구역이 무작위로 재구성된다. 플레이어들은 압력 게이지, 신호 탐지기, 무거운 측정 장비를 나눠 들고 어두운 통로를 수색해야 한다. 한 명이 터미널에서 제어 코드를 입력하는 동안, 다른 동료들은 침수된 배관실에서 밸브를 맞추는 식의 긴밀한 호흡이 요구된다.
  • 점점 조여오는 디지털 괴현상: 단순한 설비 결함을 넘어, 배관벽을 뚫고 나오는 형체 없는 엔티티와 화면 노이즈, 현실 왜곡 현상이 근무자들을 위협한다. 빛과 소리에 반응하는 괴물들을 피해 조용히 업무를 완수하고 비상용 엘리베이터로 탈출해야 한다.
  • 냉소적인 기업 문화 풍자: 직원의 목숨보다 데이터 손실과 회사 장비 파손을 더 걱정하는 사내 매뉴얼, 비인간적인 주간 보고 시스템 등 직장인들의 공감과 쓴웃음을 자아내는 블랙유머가 곳곳에 녹아 있다.

레트로 IT 용어와 기업 관료주의 텍스트의 맛을 살린 현지화

언어-유희는 90년대 DOS/초기 윈도우 시절의 컴퓨터 전문 용어와 사내 공지문 특유의 무미건조한 관료주의적 표현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 시스템 에러 메시지의 서늘한 긴장감, 인턴을 부려먹는 본사의 뻔뻔한 업무 지시문, 그리고 현장 무전 음성의 거친 호흡을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번역하여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동료들과 함께 비명을 지르며 어두운 사무실과 배관실을 헤매는 긴장감을 원하는 플레이어라면, 《Pipes.exe》를 찜 목록에 등록하고 차기 테스트와 정식 출시 소식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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